
전 세계를 사로 잡은 ‘오징어 게임’ 시리즈 피날레의 막이 오른다. 수장 황동혁 감독은 “끝까지 애정어린 응원을 부탁드린다”며 당부하는 한편, “이 소중한 경험을 동력으로, 기적 같은 성공의 맛에 취하지 않은 채 계속 도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황동혁 감독은 9일 오전 한강로3가 서울드래곤시티에서 열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 시즌3’ 제작발표회에서 “‘메시지’보다는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고 운을 뗐다.
황 감독은 “많은 이들이 예고편을 봐서 전개를 어느 정도는 짐작할 것 같다. 시즌2에서 반란 끝에 대부분 동료와 가장 친한 친구인 정배를 잃은 성기훈(이정재)이 잘못에 대한 죄책감, 절망감으로 바닥에 떨어졌다가 다시 어떻게 일어서는가에 대한 이야기”라며 “인간의 믿음에 관한 이야기, 성기훈과 프론트맨의 가치관 차이를 위주로 보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본주의 사회에서 일어나는 많은 부작용이라면, 과도한 경쟁과 인간 욕망을 끝없이 자극해 얻는 절망과 좌절일 거다. 그 속에서 ‘우리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을까. 지속 가능한 행복을 후세에 물려줄 수 있을까’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황 감독은 그간의 여정을 돌아보며 “이 작품을 쓰기 시작해 지금 이순간까지 한 6년을 바쳤다.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기적같은 일들이 벌어졌다. 누구나 성공을 꿈꾸며 작품을 만들지만 이런 수준의 성공까지는 감히 생각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믿을 수 없는 기적으로 인해 소중한 경험들을 했다. 해외에 나가 상도 받고, 팬들도 만나고, 해외 언론도 만났다. 다시 돌이켜보면, 한 개인으로서, 창작자로서, 이렇게 좋은 배우들과 함께하며 느꼈던 많은 것들이 참으로 소중하다. 내 성장에 큰 거름이 될거라 생각한다”며 “촬영한 순간 순간들이 가장 소중하지 않았나 싶다”고 의미를 되짚었다.
그러면서도 “성공의 반짝임, 조명에 너무 취하지 않고 이 과정을 거치면서 겪은 많은 감정과 교훈을 가슴에 새기고 또 다음 작품을 준비해나가야겠다 생각하고 있다”고도 했다.
‘시즌4’ 여부에 대해서는 “계획에 없다”며 “넷플릭스와 이야기를 다 하고 진행한 부분이다. 작품을 보시면 시즌4가 나올 수 있지만 굳이 안 만들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드실 것”이라고 못밖았다.
황 감독은 그럼에도 “앞으로 절대로 ‘오징어게임’으로 돌아올 생각이 없냐고 물으시면 그건 아니고...현재 다른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 기회가 되면 (‘시즌4’는 아니고) 스핀오프는 생각이 있다. 만들면서 궁금해지는 부분이 생긴게 있어서 그런 이야기는 만들어볼까는 생각해보고 있다”고 귀띔했다.
더불어 “마지막 순간까지 많은 분들이 우리 작품과 함께 해 줘서 감사하다. 진심을 다해, 최선을 다해 만들었다. 끝까지 응원해 달라”라고 덧붙였다.

이병헌은 “시즌2·3이 한 이야기라고 한다면, 3는 클라이맥스”라며 “결말이 있는 이야기라 굉장히 드라마적으로나 여러 가지로 강렬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을 거다. ‘기훈’과 ‘프론트맨’의 본격적인 대립이 그려진다. 나 또한 굉장히 기대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어 “시원섭섭한 느낌”이라며 “작품이 끝날 때마다 그런 기분을 느낀다. 헐리우드를 경험했지만, ‘오징어게임3’으로 미국 팬덤을 직접 보면서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엄청난 응원과 환대를 받았다. 우리나라 콘텐츠로 이렇게 환대를 받는다는게 참 새로웠다. 긴 시간 배우로서 생활했음에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신기하고 행복한 경험이었다”고 애정을 보였다.
위하준은 “전세계 큰 사랑을 받아서 행복하고, 전세계에 대한민국 문화 예술의 가치와 위상을 높인 작품에 함께해 영광스럽다”며 “시즌1을 지난 2020년 5월에 첫 촬영을 했는데, 벌써 5년이 지났다. 어떻게 시간이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감회가 새롭다. 배우로서, 한 사람으로서도 조금이나마 성장한 것 같아서 감사하다. 많은 이의 가슴에 오래오래 남는 작품이었으면 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박규영은 “노을과 경석의 서사를 많이 궁금해하실텐데 6월 27일에 나오는 내용으로 확인해주시면 감사할 것 같다”고 짧게 인사했고, 이진욱도 “반란 이후 탈락자 신세가 된다. 반란 이후 핑크가드같은 관련자들만 살아남을 수 있는데, 경석에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저도 궁금하다. 함께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이진욱은 박규영이 SNS에 실수로 공개한 ‘핑크가드’ 옷을 입은 사진으로 시즌3에서 살아남는다는 사실이 공개된 바 있다.
황 감독은 “인간은 누구나 자의든 타의든 실수를 하니까. 뭔가 실수를 했다고 그걸로 실수를 끝까지 뭐라고 할 수는 없다. 실수는 실수고 용서는 용서고, 지난 일은 지난 일을 묻고 앞으로 나아가야 하니까 하나의 해프닝이었다고 생각하고 넘어갔다”며 “미리 스포를 당한 기분 때문에 뭔가 속상하거나 언짢으셨던 시청자들도 있으셨을텐데 자기 실수로 봐주시고, 그런 스포가 크게 여러분들의 재미를 방해하지 않을 정도로 재미있는 요소가 많으니까 그런 스포가 별게 아니었다고 느끼실 수 있을 것 같다”고 대신 사과했다.
황 감독은 또 한국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이 토니상 시상식에서 연출상과 극본상, 음악상, 무대디자인상, 남우주연상 등 총 6관왕을 차지하는 쾌거를 거둔 것에 “깜짝 놀랐다. 나도 그런 생각을 했다. ‘오스카 상도, 에미상도 받았으니 남은건 그래미와 토니상이겠다’ 생각하고 있었다”며 “사실 그래미는 BTS 얘기가 있어서 토니상이 제일 거리가 멀지 않나 했는데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이미 한국 창작 뮤지컬이 브로드웨이에서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는 걸 오늘 알았다. 기쁘고 자랑스러웠다”고 축하를 건네기도 했다.
‘오징어 게임3’는 다시 참가한 게임에서 절친을 잃은 기훈(이정재 분)과 정체를 숨기고 게임에 참가했던 프론트맨(이병헌 분), 그리고 게임 속에서 살아남은 참가자들의 마지막 운명을 담은 이야기다.
오는 27일 넷플릭스 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