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의 초점은 더 이상 배상액이나 계약 위반 여부가 아니었다. 가수 다니엘에게 가장 절실한 문제는 단 하나, ‘얼마나 빨리 무대로 돌아갈 수 있느냐’였다.
26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1부에서 열린 변론준비기일에서 다니엘 측은 이례적으로 재판 속도를 전면에 내세웠다. 통상 수백억 원대 손해배상 소송은 책임 소재와 계약 위반 여부를 두고 치열한 법리 공방이 중심이 되지만, 이날 법정 분위기는 달랐다. 다니엘 측은 “지체할 이유가 없다”며 조속한 변론기일 확정을 요구하며 속도전을 예고했다.
이번 소송은 전 소속사 어도어가 제기한 431억 원 규모 손해배상 청구로, 업계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든 규모와 파급력을 지니고 있다. 다니엘과 민희진 측은 소송 장기화가 가져올 손실을 우려하며 빠른 재판 진행을 요구한 반면, 어도어 측은 다툴 쟁점이 많다며 신중한 접근을 강조했다.
26일 변론준비기일에서도 양측의 시각 차는 뚜렷했다. 어도어 측은 증인 신청과 증거 입증 계획 검토에 시간을 두려는 태도를 보였고, 다니엘 측은 답답함을 감추지 않았다. 당초 4월 말 예정이던 첫 변론기일이 연기될 가능성이 제기되자, 다니엘 측은 “소송이 의도적으로 지연되고 있다”는 의구심을 내비쳤다. 이들은 “시간이 길어질수록 다니엘이 입는 피해는 돌이킬 수 없다”며 재판 일정 신속 확정을 거듭 촉구했다.
다니엘 측이 속도전에 집착하는 이유는 아이돌 산업 특수성과 맞닿아 있다. 활동 공백은 곧 대중 관심 이탈로 이어지고, 이는 커리어 전반에 치명적 영향을 미친다. 특히 이번 분쟁이 시작된 지 약 2년 가까이 흐른 상황에서 더 이상의 지연은 사실상 무대에서의 퇴장을 의미할 수 있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계약 분쟁을 넘어선다. 뉴진스를 둘러싼 갈등은 경영진 교체와 내부 권력 다툼에서 비롯된 복합적 사건으로, 멤버들 역시 그 여파 속에서 서로 다른 선택을 하게 됐다. 멤버 혜인, 해린, 하니는 소속사로 복귀해 활동 재개를 모색하고 있지만, 다니엘은 계약 해지 통보 이후 별도의 법적 대응에 나서며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완전체 활동이 사실상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각자의 행보는 더욱 대비되고 있다.
그럼에도 다니엘은 완전히 모습을 감추지 않았다. 션, 박보검 등 동료 연예인들과 함께 러닝 및 봉사활동 등 다양한 방식으로 근황을 전하며 대중과의 연결고리를 유지해왔다. 이는 단순한 개인 일상을 넘어 활동 공백 속에서도 존재감을 잃지 않으려는 전략적 선택으로 읽힌다.
결국 이번 소송은 거액의 배상 책임을 둘러싼 법적 다툼이면서도, 동시에 한 아티스트의 시간과 커리어를 건 싸움이기도 하다. 다니엘이 바라는 것은 판결의 승패 그 자체가 아니라, 가능한 한 빠른 결론과 그 이후 이어질 ‘활동 재개’다. 그는 이번 사건을 단순한 소송 법정 분쟁이 아닌 ‘시간과의 싸움’으로 바꾸고 있다.
[지승훈 스타투데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