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터지는 혈육해방일지 ‘은빛살구’가 스크린을 찾는다.
7일 오전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은빛살구’ 시사회 및 간담회가 열렸다. 장만민 감독과 배우 나애진 안석환 강봉성 김진영 최정현이 참석했다.
‘은빛살구’는 결혼을 앞둔 비정규직 웹디자이너이자 웹툰 작가 정서(나애진)가 아파트 청약 계약금을 구하고자, 이혼 후 엄마 미영(박현숙)에게 차용증을 남기고 강원도 동해시에 살고있는 아버지 영주(안석환)를 찾아가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담았다.
2025년 KAFA(한국영화아카데미) 첫 개봉 영화로, 제17회 미쟝센단편영화제 절대악몽 최우수작품상 수상한 단편 ‘히스테리아’를 연출, 영화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에서 조감독으로 두각을 드러내며 다양한 영화에서 조감독과 제작부를 맡아 실력을 쌓아온 장만민 감독의 첫 장편 연출작이다.
장만민 감독은 “2018년에 마음의 뿌리를 잃었을 때 동해로 여행을 떠나게 됐고 몇번을 다시 가다보니 제 고향처럼 느껴졌다. 그때 떠오른 주인공과 색소폰으로 이야기를 만들어갔다”며 “자기 뿌리를 이룬 다양한 관계를 돌아보는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연기파 배우 안석환이 가족보다 자신의 욕망에 충실한 아버지 영주 역을, 영화 ‘국물은 공짜가 아니다’, ‘굿 마더’ 등에 출연하며 독립영화계 라이징 스타로 자리매김한 나애진이 그의 장녀 정서 역을 맡아 애증의 부녀로 호흡을 맞춘다.
드라마 ‘고려거란전쟁’, ‘태종 이방원’, 영화 ‘족구왕’의 배우 강봉성이 정서의 남자친구 경현 역을, 넷플릭스 ‘지금 우리 학교는’에서 활약한 김진영이 정서의 이복동생 정해 역으로 출연한다. 또 연극 ‘오아시스’, ‘디롤링’, ‘홍평국전’ 등에서 할약한 연기파 최정현이 영주의 현 부인이자 정해의 엄마 주희 역으로, 영화 ‘절해고도’ ‘자백’ ‘담보’, 드라마 ‘우아한 가’, ‘비밀의 문’의 박현숙이 영주의 전처이자 정서의 엄마로 함께했다.
이날 나애진은 “감독님을 뵙고 사는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시나리오를 받았는데 제가 서울에서 연기 활동하면서 느낀 궤적과 맞닿아 공감됐다. 한 번에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출연 이유를 밝혔다.
전주영화제에서 배우상을 받은 것에 대해선 “감독님과 잘 완주하자고 계속 말했고 퀘스트 깨듯이 완주하는 게 목표였다. 우리가 순항 중이라고 느꼈고, 생애 한 번뿐인 시간이니까 들떠서 보내기보다 하나하나 마음에 새기고 있다. 지금 함께하고 있는 시간이 감사하다. 연기상을 받은 것도 안석환 선배 등 노련한 제작진들과 팀워크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시간 덕에 이런 결과물을 받은 것 같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안석환은 “시나리오 읽고 잘 썼는데, 관객과 만남이 어떻게 이뤄질까 싶었는데 차지고 밀착된 화면을 만들고 싶었고, 촬영하면서 즐거웠다. 개봉하게 돼서 기쁘고 감사하다”고 출연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패기 있는 젊은 친구들이 나이 먹은 사람보다 잘 참아내 줘서 열정 있는 작품이 됐다”며 “한 가정의 이야기지만, 현시대를 반영하는 영화라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강봉성은 “시나리오가 재미있어서 쭉 읽어갔다. 배우로서 이런 이야기에 일조하고 싶었다. 오디션을 갔는데 감독님의 선한 눈빛과 확신을 주는 태도를 보고 무조건 함께하고 싶었다”며 “안석환 선배와 함께해서 영광이다. 현장에서 윤활유처럼 자유로운 분위기를 만들어줬다. 나도 나중에 저렇게 연기하고 싶다고 생각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김진영은 “밝은 에너지가 느껴졌고 인물들과 관계가 흥미로웠다”며 “정혜 역을 위해 스케이터도 타고 피아노도 배웠다. 피아노를 치며 대사하는 신이 있었는데 편집돼서 아쉽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런가 하면 최정현은 “담담하게 가족 이야기를 그린 것 같지만,서로 피를 물을 뜯는 모습이 엉뚱하고 재미있었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장 감독은 “시국이 어지러운데, 저희 영화가 작은 온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은빛살구’는 15일 개봉한다.